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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월별 수산물(신자산어보)

[신자산어보] 여수에서 꼭 맛봐야 하는 10월의 수산물: 삼치

[편집자 주]

대마 난류의 영향으로 온난한 해양성 기후가 나타나고 연중 일조량이 적당하며 동해안과 서해안의 해류가 교차하는 등 천혜의 조건이 좋은 여수 해역. 그만큼 다양한 수산물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의 흥미를 자극한다.

'여수 미식 기행' 블로그에서는 ≪MOOK 지역사회연구≫에 실렸던 임여호 전남대 초빙교수의 글 「신 자산어보」를 재가공하여 연재한다. 꼬막부터 굴까지 다양한 수산물을 활용한 여수의 토속 음식이 침샘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 저자들과 출판사의 취지에 공감하고 블로그 연재를 흔쾌히 허락해 준 임여호 교수에게 감사드린다.

 

1미터가 넘는 커다란 삼치 Ⓒ손현철

 

기름지고 부드러운 삼치가 가을 소식을 전한다

 

청명한 하늘의 흰 구름과 울긋불긋 곱게 물든 단풍이 가을의 향기를 전할 때 드넓은 들녘은 풍성한 오곡백과가 황금빛으로 물들고, 바다에선 힘세고 차진 삼치가 가을 소식을 전한다.

고등어과에 속하는 삼치는 고등어, 참치 등과 함께 등 푸른 생선의 대표 주자로 기름지고 부드러워 치아가 약한 노인들에게 아주 좋으나, 조선 시대에는 망어(亡魚)라고 하여 사대부들에게 사랑받지 못했다.

서유구의 「난호어묵지」에서는 이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였으며, 그 내용은 삼치의 맛이 좋아 관찰사가 정승에게 보냈으나 지방질이 많은 삼치가 상해 버렸고, 썩은 생선을 받은 정승이 몹시 화가 나 관찰사를 좌천시켰다는 것이다. 그 후 사대부들은 삼치를 '벼슬길에서 멀어지는 식품'이라 하여 먹는 것을 기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치는 거문도와 나로도 사이가 주어장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동중국해, 일본 홋카이도 등 북서태평양의 온대 해역에 분포하는 삼치는 몸이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고, 등쪽은 회색을 띤 푸른색이며, 배쪽은 은백색으로 금속성 광택을 띤다. 최대 몸길이 1미터까지 성장하며 봄에는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산란회유를 하고 가을에는 먹이가 풍부한 남쪽 일본 근해로 이동한다.

삼치는 거문도와 나로도 사이가 주어장이며, 7~8월 중순까지는 대개 어린 새끼가 어획되나 찬 바람이 부는 9~12월 초까지는 삼치잡이의 절정기이다. 삼치잡이는 정치망, 유자망 등 다양한 어법으로 어획된다. 그러나 거문도와 나로도에서는 뱃전에서 먹이가 없는 '공갈 낚시'로 잡는 채낚기(끌낚시)를 이용해 외적 손상이 없고 신선하여 킬로그램당 1만 원 내외로 다른 지역 삼치보다 위판 가격이 높다.

 

Ⓒ손현철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한 삼치

 

씹지 않고 혀만으로 즐길 만큼 부드러운 삼치는 지방 함량이 높으나,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포화지방산과는 달리 EPA, DHA 등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여 저밀도 지단백(LDL)의 생성을 억제해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병을 예방한다.

삼치는 뇌세포 생성에도 이로우며, 아이의 두뇌와 시각, 운동신경 발달에 좋고, 노인의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삼치가 함유하고 있는 칼슘은 체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여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비타민 A는 야맹증과 감기를 예방하고, 비타민 B는 빈혈이나 각기병 등을 예방한다. 또한 비타민 E는 노화 현상을 막아 주어 피부 미용에도 좋다.

 

삼치는 어떻게 먹어야 맛있을까?

 

● 삼치 마요네즈구이

 

재료: 삼치 1/2마리, 슬라이스 한 마늘 3쪽 분량, 포도씨유, 소금, 후춧가루

마요네즈 소스 재료: 마요네즈 3큰술, 씨겨자 1큰술, 레몬즙 1작은술, 파슬리 가루

 

① 삼치는 뼈를 발라내고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을 한다.

② 마요네즈 소스 재료 중 파슬리를 제외하고 잘 섞어 준다.

③ 뜨거운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아 낸다.

④ 밑간해 둔 삼치를 앞뒤로 노릇하게 구운 후 은박지에 구운 삼치를 얹고 그 위에 마요네즈 소스를 올린다.

⑤ 파슬리 가루를 솔솔 뿌린 후 생선 그릴에 5~6분 정도 구워 준다.

 

● 삼치 강정

 

재료: 삼치(3토막), 소금, 후춧가루, 녹말가루, 마늘, 청고추, 홍고추

소스 재료: 간장 1큰술, 굴 소스 1큰술, 맛술 2큰술, 청주 1큰술, 물엿 2큰술, 식초 2큰술, 물 3큰술, 생강가루, 후춧가루

 

① 토막 손질한 삼치는 소금, 후춧가루로 살짝 밑간을 하고 녹말가루로 옷을 입혀 준다.

② 충분히 달군 팬에 넉넉히 기름을 두르고 삼치를 넣고 앞뒤로 노릇 바삭하게 구워 낸다.

③ 편으로 썬 마늘은 잘 달군 팬에 볶은 후 소스 재료를 모두 넣고, 청고추와 홍고추도 송송 썰어 같이 넣어 바글바글 끓여 식초의 신맛이 달아나도록 걸쭉하게 끓여 준다.

④ 구운 삼치 위에 소스를 끼얹어 준비한다.

 

[저자 소개]

임여호

전남대학교 초빙교수. 전 전남해양수산과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