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대마 난류의 영향으로 온난한 해양성 기후가 나타나고 연중 일조량이 적당하며 동해안과 서해안의 해류가 교차하는 등 천혜의 조건이 좋은 여수 해역. 그만큼 다양한 수산물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의 흥미를 자극한다.
'여수 미식 기행' 블로그에서는 ≪MOOK 지역사회연구≫에 실렸던 임여호 전남대 초빙교수의 글 「신 자산어보」를 재가공하여 연재한다. 꼬막부터 굴까지 다양한 수산물을 활용한 여수의 토속 음식이 침샘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세 PD의 여수 미식 기행』 저자들과 출판사의 취지에 공감하고 블로그 연재를 흔쾌히 허락해 준 임여호 교수에게 감사드린다.
가을은 전어의 계절, 9~10월에 가장 맛있다
가을은 전어의 계절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는 『임원경제지』에서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사는 이가 돈을 아깝게 여기지 않아 전어(錢魚)라고 부른다."라고 했다.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 말'이나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라는 속담은 가을 전어가 얼마나 맛있는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청어목 전어과의 전어는 수심 30미터 이내의 연안에 주로 서식하며, 봄철인 3~8월에 산란한다. 여름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 성장하여 수온이 떨어지는 가을쯤 유선형의 날렵한 몸매로 약 20센티미터까지 성장한다. 눈 주위가 기름 눈꺼풀로 덮여 있어 머리 쪽이 맛있으며, 등 쪽은 암청색, 배 쪽은 은백색을 띠고 꼬리지느러미가 선명한 노란색이 특징이다.
50대 이상 장년층에게 가장 좋은 약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라고 기록된 전어는 가을에 살이 오르고 지방질이 풍부해 맛이 좋지만, 산란기엔 기름기가 빠지면서 살이 퍽퍽하다. 따라서 산란이 끝난 8월 이후 살과 지방질이 오르면서 9~10월 전어가 가장 맛있다. 10월이 지나면 전어가 깊은 바다로 이동해 잡기 어려워지고 뼈도 억세진다.
씹을수록 고소한 전어는 DHA와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회로 먹을 땐 뼈째 먹는 만큼 칼슘 섭취량도 뛰어나며 비타민을 비롯한 인과 철 등 미네랄 성분도 많고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피부 미용에 좋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이뇨 작용을 돕고 위를 보하며 장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특히 아침 기상 때 온몸이 붓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가 잘되지 않는 50대 이상 장년층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제철에 나는 음식을 제대로 먹으면 그것이 바로 보약이다. 가을철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전어의 고소한 유혹에 우리 모두 빠져 보면 어떨까.
전어는 어떻게 먹어야 맛있을까?
● 전어구이
① 비늘을 치거나 내장을 빼는 행위는 금물이다. 그대로 좌우 칼집만 2~3개 준다.
② 굽는다.
● 전어 회
전어는 비늘만 벗긴 뒤 뼈째로 두툼하게 회를 썰어 양념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상추쌈을 싸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은데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뒷맛이 깊고 은은하다.
[저자 소개]
임여호
전남대학교 초빙교수. 전 전남해양수산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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