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에 흠뻑 빠진 사람들
맛있는 음식이 곧 문화다!
금오도 갯것 정식 Ⓒ손현철
최근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과 방송은 '먹방'으로 점철되어 있고 만화도 음식 냄새로 가득하다.
사람이 음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물리적 이유는 하루 세 번의 끼니에 있다. 다른 일에 몰두해 있다가도 하루 세 번은 음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대중문화가 음식에 대해 흥미를 보이는 이유는 고대 그리스의 에크프라시스(Ekphrasis) 전통에서 찾아야 할 듯 싶다. '눈에 보이는 것을 말과 글로 바꾼다.'라는 뜻처럼 음식을 말과 글로 묘사하는 대중문화 트렌드는 디지털 에크프라시스가 아닐까?
가까이는 일본 문화의 영향인데, 물건 고유의 정취인 모노노아와레(物の哀れ)를 즐기는 능력이 풍요로운 생활에 기여한다는 생각이 한국에 전파된 것이다. 물건 중에서도 음식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은 각별한 데가 있고, 전국 각지의 맛있고 진귀한 음식이 화제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 직접 맛을 보는 대열에 참여한다.
한국 최초의 도시+음식 에스노그라피, 미식 기행
맛있는 도시를 즐기면 우리네 삶도 맛있어진다
여수 돌산 대교의 일몰 풍경 Ⓒ손현철
우리는 전작 『세 PD의 미식 기행 목포』 프로젝트에서 음식을 매개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꿰는 경험을 해 보았다. 한국 최초의 '도시+음식 에스노그라피'라고 이름 붙일 만한 뜻깊은 시도였다고 생각하며, 한국의 도시를 재발견하는 즐거움을 얻었다.
이번에는 한국의 수많은 도시 중에서 여수를 골랐다. 여수는 그저 지방 중소 도시에 불과해 보이지만, 오랜 역사와 독특한 문화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우리는 여수의 음식을 맛보고 느끼며 더 깊이 알아 가는 중이다. 우리는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 '도시+음식 에스노그라피'를 완성해 나가고 싶다. 맛있는 도시 하나를 알게 된다면 우리의 삶도 더욱 맛있어지지 않을까?
―'세 PD'를 대표하여 홍경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