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라디오 「문화공감」 ‘월요 초대석’ 저자 손현철, 홍경수 출연
이번 주 월요일에 KBS 1라디오 「문화공감」 '월요 초대석'에 저자 손현철, 홍경수 선생님이 출연하셨습니다.(짝짝~)
즐거운 마음으로 방송을 듣고 독자 여러분들께 재미있는 이야기를 널리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가 흐르며 말랑말랑하게 토크가 시작되고요~
신성원 아나운서께서 KBS "최고의 다큐멘터리 PD 두 분"이라는 기분 좋은 멘트와 함께 손현철 PD님, 홍경수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인상적이었던 질문과 답변을 발췌해서 소개해 드릴게요.
Q : 최근에 여수에 안 좋은 사고가 있었는데요, 여수 분위기는 어땠나요?
홍경수 : 저희가 일 년 반 정도 취재를 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가서 여수 사람들을 만나고 음식을 먹어 봤는데요, 그 당시에는 활기가 있었어요. 저희가 원고 작업을 마친 다음에 (기름 유출) 사고가 나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는데, 최근에 가 보니까 조금은 회복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Q : 봄에는 갓김치, 여름에는 장어, 겨울에는 굴과 삼치가 좋다고 하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손현철 : 계절에 맞게 재료가 나오니까요. 굴도 9~12월에 주로 먹으라는 말이 있고요. 하모(갯장어)는 4월 말이나 5월 초부터 많이 잡히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니까 여름에 가서 먹으면 아주 좋죠. 겨울에는 잘 잡히질 않으니까.
홍경수 : 갓은 일 년에 네 번 재배를 하는데 그중에 11월에 씨앗을 뿌려서 노지에서 월동해서 봄에 수확한 것이 가장 맛있는데, 여수가 따뜻해서 노지 월동이 가능하고 병충해가 없고 갓 잎이 굉장히 두툼하면서 부드럽고 오래 저장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갓김치는 봄에 먹는 게 가장 맛있다고 하죠.
Ⓒ손현철, 민음사
Q : 그럼 요즘처럼 바람이 선선해지는 시기에는 어떨까요?
손현철 : 지금 가면 갯장어가 끝물이죠. 그래도 10월까지는 먹으니까요. 8월 말이면 갯장어 샤브샤브를 꼭 드셔 보시는 게 좋아요. 정말 입에서 살살 녹죠.
Q : 근데 장어가 기름기가 좀 있지 않나요?
손현철 : 보통 구워 먹는 건 민물장어고요, 여수에서 먹는 갯장어는 좀 달라요. 책에 자세히 썼는데 갯장어에서 '갯'은 멍멍 짖는 개라는 뜻이에요. 이게 좀 사납게 생겼어요. 이빨이 너무 날카로워서 잡다가 손을 찢기는 어부들도 꽤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잘 먹지 않았는데, 일본 사람들이 워낙 좋아해서 일본으로 수출을 많이 하다가 1990년대 초반부터 수출하는 가격이나 내수로 소비하는 가격이나 비슷해져서 여수에서 이걸 향토 음식으로 개발한 거죠. 그래서 지금은 여수 가면 여름에 갯장어 샤브샤브를 먹지 않으면 여수에 갔단 말을 하지 마라, 이런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대표적인 음식이 됐죠.
홍경수 : 그리고 가을에는, 저희가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돌문어가 굉장히 유명해요. 돌산 쪽 신기마을에서 문어가 잘 잡힌다고 하고, 가을에 가면 꼭 먹어 봐야 할 음식이라고.
Q : 두 분은 개인적으로 어떤 음식이 가장 맛있으셨어요?
손현철 : 저는 갯장어 샤브샤브하고, 삼치. 대학 다닐 때 삼치구이를 안주로 먹어 봤는데 그때까지 먹어 본 고등어나 갈치 이런 거하고 너무 다르더라고요. 크고 가시도 별로 없고. 그래서 삼치를 좋아하게 됐는데, 한동안 직장 생활 하면서 잘 먹잖아요. 참치도 먹어 보고, 그러면서 삼치를 잊고 살다가 여수 가서 삼치 회를 한 번 먹고선 우와~.
Q : 아, 삼치를 회로 먹어요?
손현철 : 네, 삼치 선어회. 활어가 아니고, 선어회는 보통 12~24시간 숙성을 한 다음에 생선을 먹는 거거든요. 그러면 사후경직이 많이 풀리면서 더 야들야들해지고.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선어회를 더 선호하죠. 숙성된 맛이 나니까.
Q : 뭔가 입에서 사르르 녹죠?
손현철 : 그러면서도 쫄깃하죠. 그래서 삼치 회가 가을, 한 11월부터 1~2월까지 살짝 얼렸다가 먹으면 셔벗 먹는 느낌이 나요.
Ⓒ손현철, 민음사
Q : 그렇다면 홍경수 교수님은 어떠신가요?
홍경수 : 저도 삼치요.(웃음) 삼치 중에 작은 거, 30센티미터 이하를 서울에서는 먹잖아요. 그걸 여수에서는 삼치라고 하지 않습니다.
손현철 : 삼치 축에도 못 끼죠.
홍경수 : 고시라고 이름이 따로 있어요. 그리고 70센티미터 되는 삼치는 야나기라고. 일본어이긴 한데요. 1미터 가까이 되는 걸 삼치라고 해요. 근데 서울에서 먹던 삼치와 맛이 전혀 틀려요.
여수의 '맛' 이야기 외에도 책을 쓰게 된 이유, 여수 둘레길 소개, 한창훈 소설가와 삼치 회와 함께한 거문도 여행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답니다.
신성원 아나운서께서는 부산이 되든, 전주가 되든 다음 프로젝트에 꼭! 함께하고 싶다는 마무리 멘트를 남겨 주셨어요.(전주 편을 진행하게 되면 강준만 교수님이 모든 맛집 리스트를 제공해 주시기로 약속했다는 말이 편집자 입장에서 참 반가웠습니다. >.<)
재미있는 여수 이야기가 가득한 라디오 방송을 다시 듣고 싶으시다면 여기로 고고~
그리고 전체적으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 책으로~